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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에 수백번의 실패를 채우다 첫번째 실패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두번째 실패는 내가 가진 것을 감사해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세번째 실패는 나를 사랑하는 주변사람들을 함부로 대했던 것이었다. 네번째 실패는 성공하거나 부유하게 살지 못하는 이들을 불쌍하다 여긴 탓이었다. 다섯번재 실패는 내가 그렇게 될까봐 끔찍히 두려워했던 것이었다. 여섯번째 실패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여길지 신경쓰느라 나 자신을 먼저 신경쓰는 법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었다. 일곱번째 실패는 대학을 잘가지 못하면 실패자라 여긴 것이었다. 여덟번째 실패는 직장을 잘 가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아홉번째 실패는 내 몸을 감사히 여길 줄 몰랐던 탓이었다. 열번째 실패는 부정적인 감정이 왔을 때 어떻게든 회피한 탓이었다. 열한번째 실패는 부정적인 .. 2022. 9. 28.
펭순이를 묻어준 날 펭순이가 간지는 며칠 되었지만 내가 집에온 오늘 묻어주기로 했다. 뒷산에 묻기로 했는데, 생각해보면 뒷산은 우리집에겐 모여봐요 동물의숲 같은 곳이다. 십여년을 키웠지만 마음만큼 잘해주지 못한 게 항상 마음에 걸리는 해피, 불의로 가버린 병아리, 펭순이보다 오래 살다 얼마전에 간 펭돌이, 그 외 친구들까지. 아담한 무덤들이 곳곳에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무덤이 많은데, 전혀 무섭지 않은 곳. 오히려 든든하게까지 느껴지는 건 왜일까. 펭순이 이전에 펭돌이가 있었다. 암수 구별 없는 달팽이들에게 굳이 성별 구분을 해준 건 아니고 하는 게 교과서에 나오는 설화에 @돌이 @순이 같아서 붙여줬다.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데려왔다는 펭돌이. 엄마가 상추를 샀는데 거기에 붙어있었다는 ㅋㅋ 그래서 어쩌다보니 우리집에 하숙.. 2022. 9. 27.
'내 언행의 평가'를 '나'가 아닌 '타인의 반응' 에 맡겨두고 있었다 2021.7 주제 : 를 에 맡겨두고 있었다. 나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명확하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과거의 일들을 기반으로 내가 그런 기준을 터득했다고 생각했다.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할수 있다/할만하다 / 해야지' 라고 생각해서 을 상대방이 '?? / 뭐? / 아... ' 이렇게 받으면 내 말이 곤란하거나 괜히 한 말이 되어버린다. 이 간극을 어떻게 조절해주면 좋을까? 1) 해당 상황을 기억했다가, 유사한 상황에서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2) 내가 생각하기에 적절했다면 타인의 반응을 신경쓰지 않는다. 3) ? 2022. 9. 22.
N번째 퇴사하는 날, 집에 돌아온 시각은 3시 하나의 조직에서 마지막 날을 맞이하는 것은 이제 익숙해졌다. 이유는 각기 달랐다. 처음에는 더 좋은 회사에 붙어서, 내가 목적으로 둔 직무와 너무 달라서, 자신있게 내 발로 걸어나왔고. 그 다음에는 살면서 상상도 해보지 못한 유형의 '사람'들로 난생 처음 느껴보는 증오와 적개심, 억울함을 느끼며 뛰쳐나왔다. 그러고 다음에는 나를 인간적으로 좋아한다지만 일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며 계약을 종료시킨 회사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냈다. 회사를 내가 나가지 않겠다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처음이었고 내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채 끝난 것도 처음이었다. 아무리 앞에서 잘해주고 잘지내도, 나를 내쫓겠다 결정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는 것은 묘하게 소름끼쳤다. 밤 10시, 11시, 새벽1시 밤 9시에 끝나면 일찍 끝나서 기쁜 날.. 2022.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