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습작3

[키워드] 당신은 마당에 있다. [키워드] 당신은 마당에 있다. 달이 빛났다. 푸르게 빛나는 달은 가까웠다. 지나치게 가까이서 보인다. 이 시기는 역행을 하는 시기이지... 그만큼 주변 공기가 새파랗게 날이 서있음을 느낀다. 어떻게 해야 그들을 미리 막을 수 있을까. 가끔 이런 현실적인 문제게 부딪히면 몇백년동안 살아오고 읽어온 수천권의 책과 쌓아온 지식이 일순간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기사. 이 세상에 절대적인 생물은 없었다. 인간들이 추앙하는 절대적 권능의 드래곤은 100년을 살면 200년은 잠들어야 했고 이유없이 생명체를 짓밟으면 그만큼 힘이 사라졌다. 감당할 수 없을만큼 강한 힘은 그만한 대가를 요구한다. 균형을 맞추어 생성되어야 하는 게 세상의 질서였다. 빵 부스러기를 얹고 가는 개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멀리서 발소리.. 2021. 12. 16.
누군가 바람을 피웠다. [키워드] 누군가 바람을 피웠다. 에드윌 공작가는 한바탕 뒤집어졌다. 정숙하고 얌전하기로 소문난 둘째 며느리가 바람을 피운 사실이 들통났다. 가문 내에서 쉬쉬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바람을 타고 성내에서 온갖 조미료를 뿌린채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되었다. 마스 사장님. 그거 들었수? 여관 바로 옆 옷가게를 운영하는 남자가 1층 식당문을 요란하게 열며 들어와 물었다. 나는 둘러쓴 로브를 슬쩍 넓히고 남은 토마토를 썰었다. 아니 글쎄, 바람도 한 놈이 아니라 셋이랑 피웠대니까? 남편이 고자인 게 틀림없네. 일 안하고 소문 들으러 나간 남편의 궁둥이를 차며 메리가 말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가문을 두고 간 크게 바람을 피워?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거지. 에잉, 그런 게 어딨어! 이 아줌마는 세상을 너무.. 2021. 12. 16.
싸이코인 여자와 싸이코가 되고싶은 남자 나도 너처럼 강해지고 싶어. 예운이 코웃음을 쳤다. 근래 들은 소리 중 가장 우스운 소리였다. 오래 앉아있었지만 엉덩이에 닿은 낡은 편의점 의자가 여전히 시리도록 차가웠다. 금방이라도 금이 가 무너져내릴 것 같은 의자를 기우뚱 뒤로 기울이며 예운이 중얼거렸다. 해보든가. 2021.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