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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쓰기6

장면묘사 연습 : 건물 해체공사 현장 건물이 뜯기는 현장을 본 적이 있는가. 안전막이 쳐진 채로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일을, 걸어갈 때는 알지 못했다. 누군가가 무심히 노랗고 초록인 안전 장막 옆을 스쳐지나간다. 조금 떨어진 버스 안에서는 그 안의 광경까지 고스란히 보인다.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의 초점 없는 눈이 아무런 판단 없이 그 광경을 구경한다. 포크레인이 삐걱대며 건물 벽을 잡아뜯는다. 언젠가 사람들의 손길로 하나하나 세워진 건물이 조각난다. 그 안에서 지냈던 사람들의 숨결이 갈 곳 잃고 흩어진다. 미처 나가지 못하고 그 건물 벽 군데군데 붙어 흘러내리던 누군가의 사념들이 파편이 되어 흩어진다. 2021. 12. 24.
영감을 주는 문장 드디어 네가 사라지고 내 세상이 무너졌구나 한번 마주치는 건 우연이고, 두번 마주치는 건 인연이고 세번 마주치는 건 운명이래. 네번 마주치는 건 뭔데? 그건. 내가 만들어낸 환상. 2021. 12. 24.
[키워드] 당신은 마당에 있다. [키워드] 당신은 마당에 있다. 달이 빛났다. 푸르게 빛나는 달은 가까웠다. 지나치게 가까이서 보인다. 이 시기는 역행을 하는 시기이지... 그만큼 주변 공기가 새파랗게 날이 서있음을 느낀다. 어떻게 해야 그들을 미리 막을 수 있을까. 가끔 이런 현실적인 문제게 부딪히면 몇백년동안 살아오고 읽어온 수천권의 책과 쌓아온 지식이 일순간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기사. 이 세상에 절대적인 생물은 없었다. 인간들이 추앙하는 절대적 권능의 드래곤은 100년을 살면 200년은 잠들어야 했고 이유없이 생명체를 짓밟으면 그만큼 힘이 사라졌다. 감당할 수 없을만큼 강한 힘은 그만한 대가를 요구한다. 균형을 맞추어 생성되어야 하는 게 세상의 질서였다. 빵 부스러기를 얹고 가는 개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멀리서 발소리.. 2021. 12. 16.
어느 금요일 밤 [키워드] 어느 금요일 밤 똑똑. 예민한 귀에 작은 소리가 잡혔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녀들 (베스나 셰리)은 입으로 부르는 게 원칙이었고, 타 귀족이 언질 없이 찾아올 때면 동행한 시종을 통해 전달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에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건 그런 원칙 깡그리 무시할 생각의 사람이란 거고. 제1황녀의 방을 그런 식으로 찾아올 사람은 걔 뿐이다. 에휴. 편하게 있던 몸에 정식 옷가지를 걸쳐야하는게 귀찮아 대충 옆에 있는 초록색 외투? 겉원단? 을 둘렀다. 혹시 모르니 문을 열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기운을 파악했다. 느껴지는 살의는 없었다. 익숙한 파동이기도 했고. 왜. 문을 열자 짙은 금색의 눈동자가 먼저 보인다. 야, 너는 문을 다짜고짜 열면 어떡하냐? 뭐래... 2021.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