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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금요일 밤 [키워드] 어느 금요일 밤 똑똑. 예민한 귀에 작은 소리가 잡혔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녀들 (베스나 셰리)은 입으로 부르는 게 원칙이었고, 타 귀족이 언질 없이 찾아올 때면 동행한 시종을 통해 전달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에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건 그런 원칙 깡그리 무시할 생각의 사람이란 거고. 제1황녀의 방을 그런 식으로 찾아올 사람은 걔 뿐이다. 에휴. 편하게 있던 몸에 정식 옷가지를 걸쳐야하는게 귀찮아 대충 옆에 있는 초록색 외투? 겉원단? 을 둘렀다. 혹시 모르니 문을 열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기운을 파악했다. 느껴지는 살의는 없었다. 익숙한 파동이기도 했고. 왜. 문을 열자 짙은 금색의 눈동자가 먼저 보인다. 야, 너는 문을 다짜고짜 열면 어떡하냐? 뭐래... 2021. 12. 16.
누군가 바람을 피웠다. [키워드] 누군가 바람을 피웠다. 에드윌 공작가는 한바탕 뒤집어졌다. 정숙하고 얌전하기로 소문난 둘째 며느리가 바람을 피운 사실이 들통났다. 가문 내에서 쉬쉬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바람을 타고 성내에서 온갖 조미료를 뿌린채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되었다. 마스 사장님. 그거 들었수? 여관 바로 옆 옷가게를 운영하는 남자가 1층 식당문을 요란하게 열며 들어와 물었다. 나는 둘러쓴 로브를 슬쩍 넓히고 남은 토마토를 썰었다. 아니 글쎄, 바람도 한 놈이 아니라 셋이랑 피웠대니까? 남편이 고자인 게 틀림없네. 일 안하고 소문 들으러 나간 남편의 궁둥이를 차며 메리가 말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가문을 두고 간 크게 바람을 피워?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거지. 에잉, 그런 게 어딨어! 이 아줌마는 세상을 너무.. 2021. 12. 16.
달동네 여 배우 남 남자랑 여자랑 다른 동네? 남자애가 어쩌다 여자애동네 갔다가 만나게 됨. 약간 삐뚤어진 애증 관계를 이때 맺었으면 좋겠음 그러다 남자애가 공부 곧잘해서 대학갈 줄 알았는데 우연히 캐스팅돼서 배우가 되고 나름 라이징스타가 됨. 이게 5년 뒤. 남18 여19 ㅡ 남25-여26 여자랑 다시 만나고싶은 생각이 있으나 그게 사랑은 아니야. 뭔지 잘 모르겠음. 여자는 영악하고 못되고 이기적이고. 그리고 내면이 연약했으니까. 남자가 여자 동네를 다시 찾아왔을 때 여자는 여전히 그 자리였음. 월 200도 못 받는 회다니면서 그저그런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 여자가 맥주 마시고 있는 편의점 파라솔 앞에 남자가 앉음. "여전하네." "뭐가?" "구질구질한 게." 여자가 피식 웃었다. "너만 할까." 남자는 성적으로 여.. 2021. 12. 16.
싸이코인 여자와 싸이코가 되고싶은 남자 나도 너처럼 강해지고 싶어. 예운이 코웃음을 쳤다. 근래 들은 소리 중 가장 우스운 소리였다. 오래 앉아있었지만 엉덩이에 닿은 낡은 편의점 의자가 여전히 시리도록 차가웠다. 금방이라도 금이 가 무너져내릴 것 같은 의자를 기우뚱 뒤로 기울이며 예운이 중얼거렸다. 해보든가. 2021.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