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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

2만원짜리 책을 사는데 걸리는 시간이 서너달

by 신유유 2022. 9. 28.




루이스 헤이의 긍정확언 필사집은
책의 존재를 인식하고나서부터 은은하게 사고싶다는 마음이 있었고, 서점에서 들여다보기 시작한지는 서너달이 지났다. 물론 당장 필요하지 않으니 사지 않은 것이기도 하지만, 바로 2만원짜리 지출을 하기 망설여진 것도 있었다.

나는 1만원 후반-2만원 후반대의 물건을 살 때 참 오래 망설이다가 사곤 했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지 두어달이 지나서 겨우 살 때가 많았다. (배달로 시켜먹는 건 잘도 시켜먹으면서) 왜 물건은 유독 그럴 때가 많을까?

일단 시중에 돈이 없기 때문이겠지.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최소한의 용돈으로 살아야할 때가 있었다. 그때 내가 시도해보고 싶은 샴푸가 있었는데, 2만원 남짓했다. 그걸 시내에서 보면서 살까말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냥 돌아왔던 기억이 선명하다.


왜 돈이 이렇게 없지? 그래도 끊임없이 대학생때부터 주말 알바를 하고, 길게는 아니지만 회사 생활도 꽤 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 치료에 있었지 참.

예전에는 답의 근처에도 못가는 무의미한 치료에 돈을 쓰느라 장학금 받으며 모아놓은 돈과 엄마가 모아놓은 돈 수백이 들어가고,
유의미한 치료를 받을 때는
매달 수십만원씩 벌써 근 5년을 그렇게 썼으니까.

그 돈을 모았다면 아마 명품백 3개 정도는 사고도 남지 않을까 싶다. (있어도 안 샀겠지만)

그런 점이 어제는 마음이 싸했지만 오늘은 또 괜찮았다. 그냥... 그런거니까. 그렇게 된거니까. 지금 상태가 된 것만으로 나는 사실 넘치게 행복하고 감사하니까. 삶을 연장한 것처럼 느낄 정도로.


그래서 잠시 들었던 불만도 봐주고,
그러고나니 이내 평온함도 올라왔다.

이 불만과 억울함은 수시로 들지만
또 모르잖아.
1년 전과 오늘이 다르듯, 오늘이 1년 후와 얼마나 다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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